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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2020 2학기 학기말 에세이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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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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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배

최윤정

 

3학년 2학기는 나의 걸음으로 따라가기 힘들었다. 너무도 빨리 지나가 버려서 잠깐 꿈을 꾸고 일어난 기분이다. 사람들은 내가 게으르다고 말한. 그리고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우선 가장 큰 교육과정의 변화는 2주간 진행된 집중식 수업이 아닐까 싶다. 월요일은 학년 시간이었고, 화 수 목 금요일은 오전 오후 수업을 똑같이 반복했다. 마치 데자뷰를 경험했다. 나는 서각 서각이랑, 사진 심화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로 돌아가면 수강 신청 고민 좀 해와야겠다.

이번 학교 설명회는 모두가 열심히 준비했다. 집중식 수업에서 만든 작품들을 전시하고, 공연도 올렸다. 중요 행사인 학부모님들을 위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질의응답 시간에 몇몇 학생들이 참여하고, 예비 후배 친구들을 위한 스탬프 투어를 기획한 뒤 진행했다. 나는 도서관 질의응답 참여했는데, 스탬프 투어 하는 애들 재미있어 보였다. 조금 부러웠다.

추석 가정 학습 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사람을 만나지도 못했다.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다. 맛있는 것도 생각보다 많이 못 먹었다.

무빙스쿨 밀려서 2학기 때 갔다. 해외를 나가지 못해 국내 공정여행이 됐다. 서핑도 하고, 밥도 해 먹, 낚시도 하고 강원도 이곳저곳 돌아다녔는데, 후기를 적으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려 한.

(이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간디에 빠지다 2020년도 겨울호간디교과서 기사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큰들에서 공연을 해주셨다. ‘오작교 아리랑이라는 연극이었다. 다 좋았는데, 소운동장 한가운데에서 공연이 진행돼 머리가 뜨거웠다. 어디 전국노래자랑에서 쓸 법한 모자 썼는데도 말이다. 기분 전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졸업작품 기간 내내 참 분주했다. 늘 조급한 마음을 지니고 살면서 바쁜 척도 해봤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렸다. 이 기간에는 밥 안 먹고 잠만 잔 거 같다.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다. 제가 그림 그려 드릴까요?

(이에 대한 내용도 14기 졸업 작품집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해 김장은 재밌었다. 졸작발표 끝난 주말부터 시작했는데, 이승건 꼬셔서 주말 아침에 바다랑 재현이랑 배추에 소금절이는 작업했다. 후회하지 않았다. 주말에 집에 다녀온 친구들은 밤 9시에 배추를 씻었다고 하는데, 그 추위는 상상하기도 싫다.

우리 학교 체격검사는 마음에 안 든다. 키가 분명 1cm 작게 나오고, 몸무게는 어째 더 많이 나오는 것 같고, 시력도 가면 갈수록 나빠지는 듯하다. 태성쌤이 키 를 재 주셨다. 작게 나왔다. 나한테는 그 일 센치 마저 소중해 기계가 이상하다며 불만을 표현했는데, 직접 올라가서 재보시더니 자기는 오히려 크게 나온다고 했다. 서러웠다. 결국, 록 조작은 실패했다.

원래는 축제 날짜가 크리스마스였다. 나름 기대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라며 별로 안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아닌 척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19일로 앞당겨져 버렸다.

또 코로나 때문에, 학생 주도 체험학습이 취소됐다. 이승건이랑 간디여행 제천편기획하면서 되게 많이 기대했는데, 아쉽게 됐다. 아 코로나 뚜까 패버린다. 진짜..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이 끝나간다. 겨울 방학을 앞둔 지금 내 심정은 어수선하고, 싱숭생숭하고, 시원섭섭하고, 달달 씁쓸하. 속상하고 슬픈 감정인 것인지, 아쉽고 서운한 감정인 건지, 기쁘고 후련한 감정인지 잘 가려내지 못하겠다.

202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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