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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HEONG GANDHI

1학년

2학기말에세이-변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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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9-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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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말 에세이

-15기 변지운

 

벌써 2학기도 끝나간다. 입학한지, 1학년으로 지낸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좀 있으면 우리 후배인 16기가 들어올 것이다. 2학기는 바쁘고 재미있었고 나름 힘들었던 학기였다.

 

#있었던_

이번학기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축구대회, 학체, 음악제 이었다. 먼저 축구대회는 기대했던 것 보다 나름 재미있었다.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1학기 때는 여축을 하지 않았다. 2학기에도 축구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람이 적어서 축구대회에 우리학교 여축은 나가지 못 할 수도 있다기에 어쩔 수 없이 여축에 들어갔다. 솔직히 대회 나가기 전 까지는 쭉 축구가 싫었다. 괜히 눈치 보여서 싫어하는 축구동아리에 들어간 내가 싫었다. 그래도 유니폼도 맞추고, 어찌어찌 연습도 하니 벌써 축구대회였다. 금산과 축구 할 때는 언니들이 잘 해줄 것 같아서 사실 좀 대충했다. 근데 제천과 할 때는 언니들이 힘들어 보여서 짱 열심히 했다. 열심히 하니 나름 재미있었고 축구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어서 응원도 열심히 했다. 여축은 2, 남축은 1등을 했다. 기분이 좋았다. 1등을 해서인지, 재미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축구대회는 기억에 남는다. 다음은 학생주도 체험학습 이다. 학체를 3학년과 1학년이 섞여서 같이 간다는 걸 듣고 진짜 정말 가기 싫었다. 그때는 언니들도 다 어려운 선배님들 이었고 눈치가 무진장 보였다. 팔을 부러뜨리든 다리를 부러뜨리든 어떻게든 가기 싫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해서 갔다. 언니들이 되게 잘 해줬고 나름 재미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 다녀온 후에는 학체 가기 전에 걱정 한 게 아깝고 안 갔으면 후회했을 만큼 좋았던 학체였다. 마지막으로는 음악제다. 어쩌다보니 3학년 여밴에 들어가서 보컬이 돼서 음악제에 올라갔다. 처음에는 많이 즐기면서 봤다. 응원도 하고 소리도 질렀다. 근데 점점 내 차례가 가까워질수록 미칠 것 같았다. 어지럽고 토할 것 같았고 숨도 잘 쉬기 힘들었다. 계속 불안하고 무서웠다. 삑사리가 나면 어쩌지, 다 비웃으면 어쩌지 싶었고 내가 이 여밴을 망치는 것 같아서 무서웠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난 나 이후의 밴드 공연은 하나도 보지 않았다. 세상은 넓고 나보다 노래 잘 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공연하고 노래하는걸 보면 내가 너무 초라할 것 같았다. 그래도 나름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

 

#감정

이번학기는 좋았는지 안 좋았는지 잘 모르겠다. 학기말이라는 그 자체는 좋지만 학기말 발표와 에세이와, 여유를 즐길 수 없는 상황은 정말 싫다. 이번학기에는 뭔가 너무 외로웠다.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진짜 너무 외로웠다. 같이 있어도 외로웠고 혼자 있으면 더 외로웠다. 사랑받고 싶고 누군가의 1순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든 학기였다. 그래서 더 사랑받고 싶어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은 날 좋아해 줬으면 해서(굉장히 이기적인 생각인 걸 나도 안다)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은 사람에게도 잘해줬다. 정말 싱글거리면서 웃었다. (이번 학기에 내가 포커페이스를 잘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 학기에는 잘 해주되 내가 짜증나지 않을 정도로만, 그리고 감정표현을 확실하게 하고 싶다. (지금은 너무 혼란스럽기만 하다.)

 

#화장

2학기에는 1학기보다 화장이 진해졌다. 더 집착하기도 했고 시선에 상처받고 불안해했다. 솔직히 화장을 해도 예쁘지 않다. 그래도 화장하기 전 보다 덜 밋밋하다는 만족감에 한다. 화장을 안 하면 화장을 안 했다는 걸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고, 그게 싫어서 화장을 맨날 했다. 주말에 학교에 밥 먹으러 가려고 화장을 1시간동안이나 하고 갔다. 그래서 약간 회의감이 들지만 그래도 화장을 안 하면 불안하다. 화장을 자주해서 화장을 잘 하는 게 장점이 되기도 했지만 다음 학기에는 좀 내 쌩얼을, 나 자체를 사랑해 주고 싶다.

 

#15

이번 학기에는 15기 끼리 1학기보다는 사이가 좋았다. 아마 1학기 때 15기가 제일 파탄 났을 때는 무빙스쿨이었을 것이다. 여자애들끼리도 사이가 정말 바닥을 쳤고 남자애들하고도 좋지 않은 관계를 유지했었다. 그래서 2학기 때는 좀 다르길 바랐었는데 진짜 1학기와는 달라보여서 그나마 좋았다. 2학기 초 17명인 15기로 졸업까지 할 줄 알았는데 지민이가 자퇴해서 너무 슬펐다. 15기 여자애들은 7명에서 4명이 되었고 반올림을 하면 10명 이었었던 여자애들은 이젠 반올림 하면 0명이 된다는 게 되게 슬펐다. 15기가 너무 좋은데 너무 밉다. 애증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증 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미워하게는 되더라. 그래도 학기 초에는 누가 자퇴하든 안 슬플 거라고 생각을 하며 지냈는데(슬퍼했지만) 이제는 누가 자퇴를 하면 빈자리가 느껴지고 공허하긴 하겠다. 싶어서 우리가 좀 더 소중해 진 것 같아서 좋다. 미운 정 이라는 게 있기는 한 가 보다. 내년에는 1학년이었던 우리가 2학년, 선배가 된다. 사실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는 나름 멋지니까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

이번학기의 나는 별로 좋은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학기말 이라 할 일이 넘쳐나는 방금도 소중한 누군가에게 내 기분이 안 좋다고 짜증을 냈다. 곧바로 사과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미안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막 대하는 내가 싫었다. 나는 학기말 발표PPT, 학기말 발표 대본, 학기말 에세이 셋 다 잘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세 가지 일 다 한 번에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아직 아무것도 완벽하게 완성 해 놓은 게 없다. PPT도 할 게 남았고, 대본도 더 적어야 했고, 학기말 에세이도 완성하지 못했기에 지금 적고 있다. 학기말 발표 주제에 확신이 서지 않아서 3번이나 엎어 놓고 또 바꿀지 생각하는 내가 너무 한심한 것 같다. 이번학기는 저번학기와 다른 내가 되고 싶었는데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더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나한테 짜증이 난다. 항상 뭐든 잘 하고 싶었고, 쿨 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친화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밝은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감정 표현은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들로 인해서 감정표현은 제대로 하지 못했고, 하고 싶다는 욕심이 많다 보니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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